너도 분명 찬란한 꿈이 있겠지.
다른 세상을 꿈꾸겠지.
어쩌면 날 꿈꿀지도 몰라.
자아를 찾아, 영화 <아일린> 정보
- 감독: 윌리엄 올드로이드
- 장르: 로맨스, 스릴러
- 출연: 앤 해서웨이, 토마신 맥켄지
- OTT: 넷플릭스
영화 <아일린>은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레이디 맥베스>로 유명한 윌리엄 올드로이드가 감독을 맡았다. 오테사 모쉬페그의 원작인 이 영화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음침하고 불안한 분위기, 심리적 긴장감, 복잡한 캐릭터를 통해 재탄생되었다. 주인공 '아일린'의 심리 상태에 초점을 맞춰 전개되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혼란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준 영화 <아일린> 줄거리
1964년 매사추세츠의 작은 해변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일린(토마신 맥켄지)은 3년 전, 엄마의 병간호를 위해 학업을 포기한 채 집에 머물다 경찰 서장을 은퇴한 주정뱅이 아버지를 돌보며 절망적 현실과 정서적 학대를 받으며 살아간다. 소년 교도소에서 비서로 일하며 친구도, 삶의 재미도 없는 그녀는 주변 인물들과의 성적 상상을 통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스릴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하버드 심리학자 레베카(앤 해서웨이)가 교도소로 부임하게 되면서 아일린은 매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빠져들고 만다. 그러던 중 레베카는 수년 동안 '리 폴크'라는 청년이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인 뒤 수감된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일린과의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 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낸다. 묘하게 공통적인 성향을 띤 두 사람은 둘만의 세상에 빠져 데이트를 즐기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크리스마스이브날. 레베카는 아이린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한다. 아일린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만나러 간다. 어딘가 불안하고 초조해 보이는 레베카. 놀랍게도 그녀가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한 집은 아버지를 찔러 죽여 수감된 '리 폴크'의 집이었다. 레베카는 어떤 이유로 그 집에 아일린을 초대한 것일까?
<아일린> 결말 (스포 주의)
레베카는 '리 폴크'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어딘가 석연찮은 부분을 발견한다. 이후 수감 중인 리의 상담을 통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리가 아버지를 죽인 진짜 이유를 묻기 위해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리의 어머니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레베카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신고를 하겠다고 소리쳤고, 레베카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지하실에 묶어두게 된다. 그녀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아일린에게 도움을 요청, 아일린은 아버지 소유의 권총을 들이대며 리의 어머니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그녀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지만, 아들에게 갔다오면 자신을 안아주었기 때문에 그 행위를 막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 순간 총성이 울리고, 아일린은 시체를, 레베카는 집을 정리한다. 아일린은 모든 일을 처리하고 레베카와 함께 도망칠 계획을 세우지만 오겠다고 약속한 그녀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라진다. 이로 인해 아일린은 홀로 시체를 처리하고 씁쓸하지만 웃는 얼굴로 매사추세츠를 떠난다.
심리적 깊이와 오싹한 분위기의 영화 <아일린> 해석
영화 속 아이린의 차, 의상, 집, 동선을 살펴 보면 쳇바퀴 같은, 감옥 같은 삶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아이린에게 레베카는 위험하고 도덕적으로 애매한 상황에 연루시키는 인물이다. 아이린은 레베카의 삶에 점점 깊숙이 얽히게 되면서 현실감각을 잃어간다.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레베카에 대한 집착이 커지면서 아이린은 점점 더 무모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이린은 뒤늦게나마 레베카가 자신이 상상했던 구세주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조종하는 인물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린의 억눌린 감정과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위험한 상상들은 레베카를 만나면서 현실이 되어가는 걸 알 수 있다. 영화는 우리에게 약간의 불편함을 주지만,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을 때의 결과와 인간 도덕성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의미 없는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너무나도 쉽게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tmi. 이 영화는 뭐랄까, 퀴어하면서도 퀴어하지 않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초반부와 캐릭터 설정을 보면 영화 <캐롤>을 연상케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이코틱한 분위기에 머리 위로 물음표가 그려진다. 원작 소설을 읽고 보면 이해가 더 잘 될 거라는데 나중에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